소설 [딜러리엄] 속 '이게 최선이다': It's for the best vs This is the best
10년도 더 전에 읽었던 소설 [딜러리엄]을 최근에 다시 읽고 있습니다. 2편을 읽기 위해 1편을 복습 중입니다. 책을 읽다가 '이게 최선이다'라는 구절이 나왔습니다.
전 이 표현을 예전에 드라마에서 본 적이 있어요. 'This is the best' 혹은 'This is my best'로 알고 있어서 확인차 원서 [딜러리엄]을 찾아 봤습니다. 저의 예상과 달리 원문은 'It's for the best'더라고요. 두 문장을 바꿔서 사용할 수 있을까? 알아볼수록 두 문장의 느낌이 전혀 달랐습니다.
It's for the best: 체념 섞인 막막함
원서의 문장인 이 표현은 알아볼수록 마음 한구석이 씁슬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for'가 가진 '~를 향한' 방향성 때문입니다.
It's for the best.
그것은(It's)최선을 위한 거야/최선을 향한 거야 (for the best)
뉘앙스: 지금 당장은 상황이 고통스럽지만, 결과적으로는 잘된 일이길 바라는 체념에 가깝습니다. 이미 결과는 정해졌고 내가 바꿀 수 없으니 "제발 이게 최선이길" 바랄 수 밖에 없는 막막함입니다.
이건 노력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냥 상황이 안 좋은 거예요. 내 통제 범위를 벗어난 안좋은 일 앞에서 스스로를 다독일 뿐입니다.
This is the best: 확신과 여유, 아니면 말고
반면 제가 예상했던 이 표현은 해석은 같아도 에너지가 다릅니다.
이게(This is) 바로 최고야(the best).
내 옆에 '최고'와 '최선'을 딱 가져다 놓은 선언입니다.
내가 노력할 건 다 했고, 더는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이게 최선이다. 아니면 말고!"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쿨한 태도입니다. 여기엔 상황을 주도하는 여유까지 느껴집니다.
다시 한번 더 표현하자면
This is for the best: 고통조자 바라보겠다는 의지
그러면 This is for the best.는 어떨까요? It을 This로 바꾸니 최선과의 거리감이 확 좁혀집니다.
내 손이 닿지 않은 것을 향해 의지하고 몸을 맡기는 게 아니라,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이 안 좋은 상황이 "진짜 최선을 위한 길"임을 인정하는 느낌입니다. It's가 멀리 있는 운명에 순응하는 막막함이라면, This is for the best는 지금의 상황을 바라보고 "이게 최선이다"를 강하게 담고 있는 문장 같습니다.
마치며
소설 속 레나와 해나의 상황은 딱 It's for the best입니다. 노력과는 상관없이 그들이 태어나기도 전에 정해진 규칙의 가혹함에 떠밀려 갈 뿐입니다.
It's for the best의 순간에는 빠지지 마세요. 내 노력을 당당히 내보이며 This is the best라고 말하거나 This is for the best의 마음으로 살아나갈 수 있는 세상이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