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딜러리엄] Choice와 To choose

저는 요즘 소설 [딜러리엄]을 읽고 있습니다. 10년도 더 전에 읽었던 책인데 책장에서 찾았어요. 2편을 읽기 전에 복습중 인데 인상적인 부분을 보면 이렇게 포스팅을 하고 있어서 아직도 겨우 반만 읽었습니다.

그러다 또 인상적인 부분이 나왔습니다.
"우리의 마지막 기회,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문장이 꽤 절박하기도 하고 아름다워서 원서를 찾아 봤습니다.

"This is our last chance, Lena. Our last chance to do anything. Our last chance to choose."

너무 멋지고도 아름다운 글이지만 마지막 단어가 choice가 아니고 choose입니다. 보통 선택은 choice가 아닌가요? 그래서 구글에 조금 digging을 해 봤습니다. 

Choice(상태)와 To choose(행위)의 차이

먼저 문장에 to choose 대신에 choice가 들어가도 틀린 문법은 아니지만  해석이 달라진다고 합니다.
  • Our last chance to choose: 우리가 직접 선택할 마지막 기회야( 행동 강조/동사)
  • Our last chance for choice: 선택권을 가질 수 있는 마지막 기회야 (소유·상태 강조/명사)
제가 이해하기로 Choice는 선택지로 우리가 선택할수 있는 것, 고를 수 있는 대상 같습니다. 반면 to choose는 선택하다, 고르다로 그 '행동'을 하는 것입니다. 조금 더 설명을 더하자면 이렇습니다.
  • Choice(명사/상태): 우리 앞에 놓인 A, B, C라는 선택지 그 자체입니다. "나에게 선택권이 (Choice) 있다"는 상황, 즉 재료가 준비된 상태를 말합니다.
  • To choose (동사/행위): 우리가 고민 끝에 A든 B든 C든 골라 드는 행동'입니다. 드디어 요리를 시작하는 것, 즉 행동입니다.
  • For choice (상태/환경): 옷장을 열었을 때 내 눈앞에 걸려 있는 수많은 옷들. 내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고를 수 있게 준비된 '선택의 가능성' 그 자체입니다.
  • To choose (행위/결단): 그 수많은 옷 중 하나를 집어 들고 '실제로 몸에 걸치는 행동'이에요. 옷장에 그냥 계속 걸려 있는 건 to choose 하지 않아서입니다.

2. B와 D 사이의 C, 그리고 'to choose'의 무게

이번에 검색을 통해 이 말이 '장 폴 사르트르'의 말임을 알았습니다. 유명해서 들어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B(Birth)와 D(Death) 사이에 C(Choice)가 있다." 탄생과 죽음 사이에 선택이 있다는 말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c'를 단순한 선택지(choice)로만 알고 있었어요. 선택들이 나열되어 있다고 끝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나열된 선택지들을 'to choose'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to choose'하지 않으면 아무리 choice할 것들이 많은 게 무슨 상관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no choice'라고 생각한 것들조차, 결국은 그렇게 하기로 'to choose' 한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마치며

사실 이 문장이 나온 소설 속 상황은 해나가 레나에게 그저 파티에 가자고 제안하는 장면입니다. 하지만 소설 속 세상에서 파티는 금지되어 있어요. 

이 둘은 이제 곧 소설 속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에요. 배우자도 나라가 정해주고, 수술 후에는 둘의 관계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해나는 뭐든 한 번이라도 직접 해 보고자 하는 것이죠.

선택권(Choice)이 있다는 것도, 선택하는 행동(to choose)을 할 수 있다는 것도 그저 감사한 일인 것 같습니다. 제가 읽은 소설 속 레나와 해나는 그런 것들이 불가능한 세상 속에 살고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