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딜러리엄] 보다가 '알다'가 하나가 아니라고? know, knew, realize

요즘 소설 [딜러리엄]을 읽고 있습니다. 한국어판 소설 보다가 여긴 영어로 뭘까? 싶은 부분을 원서로 찾아보는데 간단하고 짧은 부분입니다.
알렉스는  아직도 나를 기다리며 바라보고 있었고, 나는 내가 그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Alex is still looking at me, waiting, and I realize I never answered his question.
한국어로 '깨달았다'가 궁금했습니다. I know I knew가 아니고 I realize였습니다. 본적이 있는 것 같기는 한데 확실하게 제가 모르는 단어여서 오래 구글 검색을 해봤습니다.

1. know는 모든 걸 알고 있습니다 (상태)

know는 언제 어떻게 들어왔는지 모르는 단순한 정보를 넘어 머리, 몸, 마음이 이미 알고 있는 '상태'를 뜻합니다. 

정보와 사실 (Facts):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지식입니다.
  • "나는 대통령 이름을 알아." (I know the president's name.)
  • "나는 지구는 둥글다는 걸 알아." (I know the earth is round.)
기술과 능력 (Skills): 몸이 기억하는 know입니다.
  • "나 스케이트 탈 줄 알아."  (I know how to skate.)
익숙함과 공감( Empathy): 사람, 장소, 사물에 대해 겪어봐서 아는 것, 그리고 상대의 슬픔이나 기쁨을  겪어봤기 때문에 아는 것입니다. 상대의 말에 "I know, I know." 박수 치며 무슨 뜻인지 나도 안다고 하는 그 느낌입니다.
  • "나 그 사람 잘 알아." (I know him well.)
  • "그 기분이 어떤지 알아." (I know how it feels./ I know that feeling.)

2. know vs knew: '시기'의 차이

둘 다 아는 상태지만, 과거형인 knew  '타임(시기)'을 강조합니다. 
  • A: 너 쟤 알아?
  • B: 어 알지. (I know.) 옛날부터 알고 있었는데. (I knew.)
I knew는 네가 말하기 전부터 이미, 진작에 알고 있었다는 뜻입니다. "내 말이 맞지? 난 그럴 줄 알았어" 라거나, 동생놈한테 스포당해서 "이미 다 알고 있었어"처럼 나에게 전혀 새롭지 않은 정보일 때 씁니다.

3. 그럼 know가 아닌 것은? Understand와 Guess

  • Understand(이해): 수학공식을 외워서 알고 있는 건 know지만, 그 공식이 왜 그렇게 풀리는지 원리를 모른다면 Understand를 못 하는 것입니다.
  • Guess(추측): know는 100%의 확신입니다. "그럴 것 같아"라는 추측은 know가 될 수 없습니다.

4. Realize: "아차!"하고 머릿속에 전구가 켜진 순간

조금 전까지 전혀 모르고 있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알게 되는 것을 realize라고 합니다. 무릎을 탁! 치며 "지금 알았어!" 하는 순간입니다.

  • 소설 속 상황: 멍 때리고 있던 레나는 "나 대답 안 했네!"하고 그 순간 깨달았기 때문에 realize를 쓴 것입니다. 가만히 있던 상태에서 깨달음이라는 '동작'이 일어난 것입니다.

마치며: '알다'의 생생한 뉘앙스

단순히 사전적 의미만 외우면 놓치기 쉬운 뉘앙스 정리해 보았습니다.
  • 이미 아는 상태라면? → know / knew
  • 갑자기 깨달은 순간이라면? → realize
이 정도만 알고 있어도 영어 문장이 훨씬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오늘 깨달은 정보가 작은 지식(know)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