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판데모니엄] 보다가 마실 물이 없을 때 쓸 수 있는 비상 정수법과 아무 물이나 마시면 안되는 이유
소설 [판데모니엄]을 읽다 보면 폭격으로 건물이 무너지고 수도시설이 망가져 주인공 레나가 물을 길어와서 끓여서 설거지를 하거나 마십니다. 소설도 보고 영화로도 본 [와일드]에서도 주인공이 거친 하이킹을 하면서 휴대용 정수 장비를 철저하게 사용하며 생존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음식과 다르게 물은 단 3일만 마지지 않아도 목숨이 위험해집니다. 저는 한 나절만 물을 안 마셔도 입안과 목구멍이 붙는 듯한 느낌에 힘들어 합니다. 잠깐 외출할 때도 생수병 하나만은 꼭 챙기는 편입니다. 만약 한국에 재난이 발생해 수도 공급이 중단된다면 어떻게 식수를 확보해야 할까요? 몇달 전에 파주에서 상수관이 터졌다는 뉴스를 봤습니다. 수돗물 공급은 중단됐고 준비가 안됐던 사람들은 생수를 사느라 난리가 났었습니다. 도심에 사는데 수도가 끊기면 생수 아니고선 어디서 물을 구할 방법이 없습니다.
동물의 강물과 사람의 강물은 다르다?
유튜브 보면 강아지나 야생 동물들이 냇가나 웅덩이 물을 마셔도 멀쩡한 모습을 봅니다. 하지만 사람은 절대 강물을 먹으면 안 됩니다. 인간은 오랜 세월 정수된 물에 적응하면서 박테리아나 기생충에 대한 면역력이 동물보다 훨씬 약하기 때문입니다. 생명줄이라 생각했던 사막의 오아시스도 중금속이나 세균 덩어리가 많아 마시면 위험하다고 합니다.
생존을 위한 비상 정수 방법 6가지
식수 전용 소독제를 구하기 어렵다면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도구와 재료로 물을 정수해야 합니다.
1. 끓이기 (가장 확실한 방법)
물품이 없다면 1분 이상 팔팔 끓이는 것이 가장 쉽고 안전합니다. 물속의 거의 모든 병원균과 바이러스가 사멸합니다. (고산지대에서는 3분 이상 끓여야 합니다.)
2. 태양광 자외선 소독(SODIS 법)
투명한 페트병에 맑은 강물을 담아 직사광선이 내리쬐는 곳에 6시간 이상 두세요. 태양의 UV(자외선)가 미생물의 DNA를 파괴합니다.
3. 정수 알약 활용
'아쿠아탭스' 같은 이산화염소 기반의 정수 알약이 있다면 물에 넣고 30분 뒤 안전하게 마실 수 있습니다. 휴대성이 가장 우수합니다.
4. 가정용 락스 소독
향료(레몬향 등)가 없는 순수 락스를 활용합니다. 맑은 물 1L 기준으로 락스 2~3방울을 넣고 잘 섞은 뒤 30분간 두면 염소 소독이 완료됩니다.
5. 휴대용 정수 필터 사용
'라이프스트로우(LifeStraw)' 같은 생존용 필터가 있다면 흙탕물이나 강물에 대고 직접 빨아마실 수 있어 유기물과 박테리아를 물리적으로 걸러줍니다.
6. 자연식 급조 필터 제작
페트병을 거꾸로 자른 뒤 숯, 모래, 자갈, 천을 층층이 쌓으면 큰 찌꺼기를 걸러내는 훌륭한 침전 필터가 됩니다. (단, 이 필터는 탁도만 개선하므로 거른 후 반드시 끓이거나 화학 소독을 병행해야 합니다.)
[와일드] 속 주인공이 쓴 정수 알약 종류
영화 [와일드]에서 주인공은 온몸에 멍이 들고 초췌해져 갔지만 물을 마실 때만큼은 반드시 정수 장비와 알약을 사용했습니다. 메뉴얼대로 정확한 양과 시간을 지켰기에 그 험한 상황에서도 배탈 한 번 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정수 제품들은 실제 재난이나 아웃도어 상황을 대비해 온라인 쇼핑몰이나 대형 캠핑용품점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다고 합니다.
- 아쿠아탭스 (Aquatabs): 전 세계 구호 단체와 군대에서 사용하는 가장 유명한 정수 알약입니다. 이염화이소시아누르산나트륨(NaDCC) 성분으로, 물에 넣으면 기포가 생기며 녹아 균을 박멸합니다.
- 카타딘 마이크로퓨어 (Katadyn Micropur): 이산화염소나 은이온 성분으로 만든 알약 형태의 정수제입니다.
- 라이프스트로우 (LifeStraw): 알약 외에 가장 신뢰도가 높은 휴대용 정수 필터로, 물에 대고 직접 빨아마실 수 있는 생존 필수품입니다.
동물의 강물과 사람의 강물은 다르다?
유튜브 보면 강아지나 야생 동물들이 냇가나 웅덩이 물을 마셔도 멀쩡한 모습을 봅니다. 하지만 사람은 절대 강물을 먹으면 안 됩니다. 인간은 오랜 세월 정수된 물에 적응하면서 박테리아나 기생충에 대한 면역력이 동물보다 훨씬 약하기 때문입니다. 사막의 오아시스도 중금속이나 세균 덩어리가 많아 마시면 위험하다고 합니다.
생존을 위한 비상 정수 방법 6가지
인터넷에서 식수 전용 소독제를 구하기 어렵다면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도구와 재료로 물을 정수해야 합니다.
동네 약국 물품 정수 시 주의사항: 빨간약 vs 에탄올
비상시 소독약인 포비돈 요오드액 (빨간약)은 상처 소독용이지만 급조 정수제로 쓸 수 있습니다. 맑은 물 1L 기준 빨간약 2~3방울(약 0.15ml)을 넣고 섞은 뒤 30분 이상 기다리면 박테리아와 바이러스가 죽습니다. (물이 아주 차갑거나 탁하면 5~6방울을 넣고 1시간 대기)
절대 금지 사항: 에탄올과 과산화수소
소독용 에탄올과 과산화수소수는 인체 내부용이 아니므로 마시는 물 소독에 절대 사용하면 안 됩니다. 락스나 빨간약을 이용한 정수법 역시 어디까지나 최후의 수단일 뿐, 평소에는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행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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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 물질 제거 불가와 생태계 파괴
락스나 빨간약(요오드)는 박테리아만 죽입니다. 혹시 영화나 드라마에서 범죄 증거를 버린다고 노트북, 휴대폰 같은 전자기기와 오염 물질을 강과 바다에 무단으로 던지는 장면을 보신 적이 있나요? 저는 그런 장면들에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물속 생태계를 파괴하는 사회의 폐수, 중금속, 농약, 독성 화학 유해 물질들은 사라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인간들의 이 나쁜 행동은 고스란히 독극물로 쌓여 바다에 사는 큰 생물들을 죽이곤 합니다. 그리고 결국 인간들에게 향합니다.
또한 외벽이 두꺼운 일부 기생충은 소독약이나 요오드로도 죽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도 여행을 간 사람들이 물을 잘못 마셨다가 극심한 '물갈이(배탈)'로 고생하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재난 상황에서 무턱대로 아무 물이나 마셨다가는 재난 보다 탈수 때문에 목숨이 더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마치며: 수돗물 요리 논란과 한국의 수질 환경
얼마 전 유튜브에서 '남자친구가 수돗물로 요리를 했다 정이 떨어져서 헤어질까 고민중이다'라는 진짜인지 알 수 없는 영상을 본 적이 있습니다. 이는 오해와 자격지심에서 비롯된 잘못된 상식입니다.
대한민국의 수돗물 수질은 최고 수준입니다. 저는 집에 있을 때 생수 대신 수돗물을 마십니다. 백수여서 돈을 아끼는 것도 있지만 그만큼 수돗물이 깨끗하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대로 마시거나 요리에 사용해도이제껏 건강에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유럽의 물은 석회 성분이 많고, 인도 역시 수질 환경이 달라서 함부로 마시면 배탈이 납니다. 그곳 환경에 익숙해진 현지 사람들은 사람들은 괜찮을지 몰라도, 갑자기 그곳에 간 사람들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환상 속 사막의 오아시스도 실제로는 온갖 동물의 사체와 세균으로 가득 차 있다고 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수도꼭지만 틀면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바로 마실 수 있는 대한민국이 정말 오아시스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