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엔(CAYENNE) | 색연필 컬러로 알아본 카엔 페퍼의 효능과 반전 매력- 520색연필 #23 (315 R36)

저에게는 몇 년 전, 문득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는 마음에 큰맘 먹고 구입했던 520색 색연필 세트가 있습니다. 당시 백수였던 저에게는 고가의 상품이었지만, '그림을 그리지 못하게 되더라도 예쁜 색들로 색칠이라도 해보자'라면서 구매했던 제품입니다.

하지만 그림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어서인지 막상 샀지만 몇 번 끄적여 본 게 전부였습니다. 색연필이 너무 예쁘다 보니 소중하단 생각도 들고, 그냥 색칠이라도 해보려던 것도 못했습니다. 그렇게 색연필 세트는 그냥 책상 위에 올려진 장식품이 되어버렸습니다.

최근에 어차피 안 쓰면 버려지게 될 텐데 아까운 생각도 들고, 색연필이 불쌍하단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그래서 거창한 그림은 아니더라도 그냥 종이에 색칠을 해보자란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습니다.

520색이나 되다 보니 색연필 이름들이 정말 다양하고 생소합니다. 그래서 색칠도 하고 독특하고 낯선 색연필 이름들을 하나씩 알아보고 기록해 보기로 했습니다. 오늘 기록할 컬러의 이름은 'CAYENNE'로, 붉은색 색연필에 새겨져 있습니다.


CAYENNE, 처음 보는 단어인 줄 알았는데?


CAYENNE라는 단어가 낯설어서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그런데 검색 결과를 보다 보니 제가 예전에 직접 돈을 주고 구매했던 제품이었습니다. 한창 알리오 올리오 파스타에 빠져 있을 때, 집에서 만들어 먹기 위해 샀던 향신료였습니다.

색연필에는 CAYENNE라고만 새겨져 있어 검색해 보니 카엔 페퍼(Cayenne Pepper)를 뜻하는 색상입니다.

카엔 페퍼는 고추를 건조해 곱게 빻아 만든 가루 형태로 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무려 30,000~50,000의 스코빌 지수(매운맛 수치)입니다. 우리나라 청양고추(4,000~12,000 스코빌 지수)와 비교하면 3배에서 4~5배 이상 더 매운 고추입니다. 이렇게 매운데 어떻게 먹을 수 있을까요?

카옌페퍼, 어떻게 섭취하고 활용할까?


시중에서 카옌페퍼가 주로 가루 형태로 판매되는 것은 그만큼 활용도가 높기 때문입니다. 매운맛만 강할 뿐, 다른 맛이나 향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음식 본연의 맛을 해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 음료 및 소스에 타서 섭취: 물 한컵에 카엔페퍼 가루를 조금 타서 마시거나, 레먼주스나 꿀을 섞어 '디톡스 건강 음료'로 마시는 방법이 유명합니다. 스무디나 딥 소스에 한 꼬집 섞어 먹기도 좋습니다. 그냥 매운맛일 뿐 다른 맛을 방해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 알약/캡슐 형태로 섭취: 특유의 강한 매운맛 때문에 직접 먹기 힘들다면, 시중에 나와 있는 캡슐 형태의 보충제를 선택해 물과 함께 간편하게 먹을 수도 있습니다.

분홍색과 흰색이 섞인 거친 질감의 배경 위, 'CAYENNE' 글자와 숫자 '315'이 각인된 브루트프너(Brutfuner) 520 색연필 표면을 확대한 사진. / A close-up photo of the Brutfuner 520 colored pencil surface inscribed with "CAYENNE" and the number "315", placed on a textured pink and white background.
315, 'CAYENNE '

카엔 페퍼가 비만 관리에 좋은 과학적 이유 3가지


단순히 매운 향신료라면 굳이 찾아 먹을 이유가 없습니다. 하지만 카엔 페퍼가 다이어트와 비만 예방에 도움을 준다는 과학적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1. 체온을 높여 칼로리 추가 소모
우리가 음식을 먹으면 우리 몸은 그 음식을 소화하고 처리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열을 내며 에너지를 소모합니다. 이때 카엔 페퍼를 먹으면 몸에서 즉각적으로 열이 나기 시작하는데 평소보다 더 많은 칼로리를 스스로 불태우도록 신진대사를 일시적으로 4~5%가량 부스터 해줍니다.

2. 자연스러운 식욕 억제
임상 연구에 따르면, 아침이나 점심 식사에 카엔 페퍼 가루를 곁들인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식후 포만감이 훨씬 더 오래 유지되었다고 합니다. 가짜 배고픔 때문에 간식을 찾거나 과식하는 습관을 자연스럽게 막아줍니다.

3. 지방 세포 생성 억제 및 예방
최신 건강 정보에 따르면, 카엔 페퍼의 핵심 성분인 '캡사이신'이 우리 몸에 있는 매운맛을 느끼고 뜨겁다고 인지하는 스위치를 자극합니다. 이 자극이 몸에 해로운 백색 지방 세포가 과도하게 새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방해하여, 비만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현실적인 다이어트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물론 카엔 페퍼가 마법 같은 극적인 다이어트 해결 방안은 아닙니다. 하지만 매일 음식이나 음료에 조금씩 곁들이는 습관을 지니면 하루에 약 50~100칼로리(kcal)의 추가 소모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를 한 달로 계산하면 약 1,500~3,000칼로리입니다. 대략 0.5kg~1kg의 순수 체지방이 더 빠질 수 있는 보조 방법을 얻는 셈입니다. 건강한 식단, 운동과 병행했을 때 확실하고 안전한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주는 고마운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분홍색과 흰색이 섞인 거친 질감의 배경 위, 은박으로 'R36 / 520 colors'가 새겨진 브루트프너(Brutfuner) 520 색연필 끝부분을 확대한 사진. / A close-up photo of the Brutfuner 520 colored pencil end with "R36 / 520 colors" inscribed in silver foil, placed on a textured pink and white background.
반짝이는 은박 R36 / 520 colors

세계적인 셀럽들이 사랑한 카엔페퍼


이 놀라운 효과들 덕분에 전 세계의 유명 연예인들도 카엔 페퍼의 매력에 빠져 이를 즐겨 먹는다고 합니다.

  • 비욘세(Beyonce): 카엔 페퍼를 전 세계적으로 유행시킨 인물은 가수이자 배우인 비욘세입니다. 그녀는 영화 '드림걸즈' 촬영 전에 레몬즙, 메이플 시럽, 그리고 카엔 페퍼를 물에 타서 마시는 '마스터 클렌저' 디톡스 다이어트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비욘세의 체중 감량 비결로 알려지며 엄청난 화제를 모았습니다. 
  • 새디 델라니(Sadie Delany): 109세까지 건강하게 장수했던 미국의 역사적인 흑인 인권 운동가이자 작가입니다. 그녀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와 자신의 자서전에서 카엔 페퍼를 매일 챙겨 먹는 '인생 필수품'으로 꼽았을 정도입니다.

맵습니다! 파우더 섭취 시 알아야 할 주의 사항


하지만 몸에 좋다고 해서 무작정 많이 먹으면 독이 될 수도 있으니 과하게 섭취하면 안 됩니다. 우리가 요리할 때 청양고추를 만지고 실수로 얼굴을 만졌다가 후끈거리고 따가운 것처럼, 우리 몸속 위장에도 강한 자극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위장 장애 주의: 평소 위염, 위궤양, 역류성 식도염이 있거나 장이 예민하신 분들은 섭취를 피하거나 극소량만 드셔야 합니다. 캡사이신 성분이 위 점막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출혈 위험 및 약물 상호작용: 카엔 페퍼는 혈액을 맑게 하고 순환을 돕는 천연 혈액 희석제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아스피린, 와파린 등 혈전용해제를 복용 중이거나 수술을 앞두신 분들은 의사와 상담하기 전까진 섭취를 하지 말아야 합니다.
  • 영유아 및 반려동물  제한: 피부나 점막에 닿으면 통증을 유발하므로 요리 시 가루가 눈에 들어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아이들이나 집에 있는 강아지, 고양이가 닿지 않는 곳에 안전하게 보관해야 합니다.

CAYENNE 색연필로 만나본 발색의 매력

서로 다른 질감과 색상을 가진 4가지 종류의 종이 위에 브루트프너(Brutfuner) 520 카이엔(Cayenne) 컬러 색연필로 선과 별 모양 등을 그리며 발색 테스트를 한 사진. / A photo of a color swatch test using the Brutfuner 520 colored pencil in "Cayenne" on four different types of paper, showing various lines and star shapes.
검은 종이에서도 살아나는 색연필 카이엔(Cayenne)의 매력


그렇다면 실제 색연필로 칠해본 'CAYENNE'는 어떤 느낌일까요?

새빨간 고추를 바싹 말리는 장면을 떠올려보시면 이해가 쉽습니다. 제가 사는 곳에서도 이웃분들이 의류 수거함 위에 올려놓고 말리시던 빨간 고추를 그제 밖으로 나가는 길에 봤었습니다. 

처음 마트에서 봤을 때는 쨍하고 선명한 붉은 고추였는데, 햇볕에 바짝 마르면서 새빨간 색이 사라지고 묵직한 벽돌색의 느낌이 돌기 시작합니다.

글로벌 색채 연구소 팬톤(PANTONE)에서는 이 색상을 "따뜻하고 스파이시한 언더톤을 가진 대담하고 에너지 넘치는 붉은색(A bold and energetic red with warm, spicy undertones)"이라고 정의합니다.

팬톤이 말하는 '스파이시한 기운'이 바로 고추나 후추를 말렸을 때 보이는 특유의 탁하고 매캐한 느낌을 말합니다. 선명한 빨간색이 아니라, 흙빛과 나무색이 섞여 드는 색감입니다. 표현도 너무 아름답지만 실제 종이에 색칠을 해보면 가을이 생각나는 컬러로, 메이크업에 써도 손색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예쁩니다.

분홍색과 흰색이 섞인 거친 질감의 배경 위, 옅은 갈색의 나무 단면과 뾰족한 연필심이 선명하게 보이는 브루트프너(Brutfuner) 520 카이엔(Cayenne)의 촉 부분을 확대한 사진. / A close-up photo of the Brutfuner 520 colored pencil tip in "Cayenne" on a textured pink and white background, clearly showing the light brown wood grain and the sharpened pencil lead.
카이엔(Cayenne)의 연필심

마치며


처음으로 집에서 알리오 올리오 파스타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걸 깨닫고, 깊게 빠졌던 날들이 생각납니다. 진짜 매일매일 양도 아주 듬뿍 만들어 먹었었습니다.

식당에서 파는 것처럼 완벽하진 않았지만, 몇 개의 재료만으로 집에서 비슷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훨씬 싼 가격에 집에서 푸짐하게 알리오 올리오를 먹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당시의 저에겐 행운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때 제가 요리에 썼던 건 지금 글에 쓴 파우더 형태가 아니라, 커다란 플라스틱 통에 말린 작은 통고추들이 가득 들어있던 제품이었습니다. 오일이 잔뜩 들어가는 알리오 올리오를 느끼하지 않게 해줬던 고추가, 세월이 흘러 이렇게 글로 쓰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그리고 그때의 그 고추가 이렇게 아름다운 컬러를 가진 색연필로 존재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새삼 신기하고 반갑습니다.

처음 cayenne로 색연필에 새겨진 것을 봤을 때는 이런 기억들이 날지 몰랐습니다. 옛 기억을 떠올리니 오랜만에 매콤하고 오일리 한 알리오 올리오가 너무 먹고 싶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올리브 오일도, 파스타 면도 지갑 사정상 사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저 조용히 입맛만 다시게 되는 아쉬운 오후입니다.

오늘은 색연필 덕분에 알리오 올리오를 처음 알게 되고 빠져 있던 추억을 소환했습니다. 파우더 가루로 먹을 수 있고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니 저도 얼른 카엔 페퍼 파우더를 쇼핑하고 싶습니다. 색연필들이 다음에는 어떤 이야기를 저에게 가져다 줄지 기대다 됩니다. 앞으로도 차근차근 기록들을 계속해 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