립스틱 레드(Lipstick Red) | 가성비 최고의 뷰티 효과 - 520색연필 #25 (333 R54)
소장 중인 520색 색연필 세트가 있습니다 이 색연필을 사고 나서야 세상에 빨간색, 파란색이라는 이름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정말 이게 색연필 이름이 맞나?' 싶을 정도로 독특하고 재미있는 이름들이 엄청나게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림을 전공한 것도 아니고 워낙 손재주가 없어 멋진 그림을 그리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이 수많은 색연필을 그냥 묵혀두기가 아까워, 재미있는 색상 이름들을 하나씩 차례대로 포스팅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립스틱 레드(Lipstick Red)'입니다.
![]() |
| '립스틱 레드(Lipstick Red)' 색연필 한 자루 |
색연필 이름이 '립스틱 레드'라고?
색연필 이름이 'Lipstick Red'라니 참 신기하고 재밌습니다. 립스틱 레드는 이름 그대로 매혹적이고 선명한 레드 립스틱에서 영감을 받은, 강렬하고 채도가 높은 붉은색입니다.
일반적으로 빨간색에 노란색이 섞이면 다홍색 느낌의 따뜻한 레드가 되고, 파란색이 섞이면 버건디 같은 차가운 느낌의 레드가 됩니다. 이 립스틱 레드는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가장 순수하고 선명한 '클래식 레드'에 가깝습니다.
![]() |
| 영화 '백만장자와 결혼하는 법(1953)' 홍보 사진. 붉은 배경과 드레스, 그리고 레드 립스틱이 강렬한 사진 (출처: 위키미디어 커먼즈/Public Domain) |
'클래식 레드'와 '립스틱' 하면 떠오르는 '마릴린 먼로'
클래식한 레드 립스틱 하면 저는 자연스럽게 마릴린 먼로가 떠오릅니다. 그녀의 영화를 직접 본 적은 없지만, 유튜브를 통해 그녀의 극적인 인생 스토리나 영상들을 많이 봤기 때문입니다. 뽀얗고 하얀 피부와 매력적인 미인점, 웨이브 진 금발 머리와 붉은 입술을 내민 모습이 무척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있습니다.
문득 그녀는 어떤 립스틱을 발랐을까 궁금해져서 검색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립스틱을 하나만 바른 게 아니라, 여러 개를 겹쳐 바르는 '레이어링' 기법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평범함을 거부한 프로의 집념이 느껴집니다. 그렇게 철저하게 관리했으니 시대를 초월해서 지금까지도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녀는 입술의 입체감과 볼륨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무려 5가지의 서로 다른 레드 컬러와 하이라이터를 정교하게 겹쳐 발랐다고 합니다. 그 비밀스러운 단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 입술 바깥쪽(아웃라인): 깊이감과 음영을 주기 위해 어두운 플럼(자두색) 레드로 립 라인을 그렸습니다.
- 입술 안쪽(인사이드): 볼륨감을 채우기 위해 밝고 선명한 오렌지빛 레드를 채워 넣었습니다.
- 마무리 하이라이트: 입술산과 아랫입술 가운데에 흰색 크림 하이라이터나 투명한 바셀린을 살짝 얹었습니다.
![]() |
| 1953년 12월호 영화 잡지 '포토플레이(Photoplay)'에 실린 컷. 하얀 퍼(Fur)에 감싸인 듯한 우아한 모습의 마릴린 먼로 (출처: 위키미디어 커먼즈) |
마릴린 먼로가 실제로 사용한 립스틱
그녀의 뷰티 컬렉션이 훗날 경매에 부쳐지면서, 생전에 실제로 사용했던 브랜드와 색상들이 세상에 공개되었습니다.
- 겔랑(Guerlain) - 루즈 디아볼릭(Rouge Diabolique)
마릴린 먼로가 대표적으로 애용한 하이엔드(최고급·최고가) 명품 립스틱입니다. 제품이 단종된 후 겔랑에서 '레드 인솔런스(Red Insolence)'로 다시 만들어 판매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이 제품마저 단종된 상태입니다.
- 맥스 팩터(Max Factor) - 루비 레드(Ruby Red)
1950년대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의 공식 메이크업 브랜드이자, 먼로가 일상에서도 가장 즐겨 찾은 오렌지빛 도는 클래식 레드입니다. 현재는 루비 튜즈데이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 엘리자베스 아덴(Elizabeth Arden) & 레블론(Revlon)
영화 《소망할 게 있다면(Something's Got to Give)》 촬영 당시 사용했던 '레블론 키스 미 코랄(Kiss Me Coral)' 등 대중적인 브랜드의 오렌지-코랄 계열도 아주 사랑했다고 합니다. 현재도 판매중입니다.
![]() |
| 333, 'LIPSTICK RED' |
우리가 립스틱을 바르는 이유와 놀라운 효과들
그렇다면 마릴린 먼로를 비롯한 수많은 사람은 왜 이토록 레드 립스틱에 열광하고 정성스럽게 바르는 걸까요? 단순히 예뻐 보이기 위해서만은 아닙니다. 여기에는 과학적이고 흥미로운 이유들이 숨어 있습니다.
1. 불황 속의 작은 사치: 립스틱 효과(Lipstick Effect)
'립스틱 효과'라는 유명한 경제학 용어가 있습니다. 불경기가 오면 사람들이 전체적인 소비를 줄입니다. 하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큰 심리적 만족을 주는 기호품은 줄지 않고 늘어나는 현상을 말합니다. 립스틱 레드는 우리에게 "작지만 확실한 행복과 반전"을 선물하는 심리적 위안의 색입니다.
2. 본능적인 매력 어필: 진화 심리학적 비밀
진화심리학적으로 붉고 생기 있는 입술은 건강함을 상징합니다. 여성의 입술은 배란기가 되면 에스트로겐 분비로 인해 자연스럽게 붉어집니다. 레드 립스틱은 이 생물학적 신호를 인위적으로 가장하여 "나는 건강하고 생기 넘친다"는 메시지를 본능적으로 전달하는 것입니다.
3. 자신감을 높이는 '심리적 갑옷'
한 연구에 따르면, 립스틱을 바른 여성들이 인지 능력 및 문제 해결 테스트에서 더 높은 성과를 거두었다고 합니다. 입술에 색을 바르는 행위 자체가 스스로의 자신감을 높이고, 뇌의 수행 네트워크를 활성화하기 때문입니다. 면접이나 중요한 미팅 전에 레드 립스틱을 바르는 것은 일종의 '심리적 갑옷'을 두르는 의식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 |
| 반짝이는 은박 R54 / 520 colors |
4. 단점을 감춰 주는 시각적 착시 효과
- 시선 분산: 입술에 강렬한 레드 포인트를 주면 대화하는 상대의 시선이 입술로 집중됩니다. 얼굴의 다른 잡티, 다크서클, 칙칙한 피부 톤이 상대적으로 눈에 띄지 않게 됩니다.
- 시각적 대조 효과: 입술 색이 선명하게 보이고 대비 효과로 인해 얼굴 피부가 더 깨끗하고 환해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더불어 치아가 더 하얗고 눈동자가 맑아 보이는 효과도 있습니다.
립스틱 레드(Lipstick Red) 색연필 발색
4가지 종이에 색칠을 해보았습니다. 그냥 빨간색으로 보이는데 저에게는 채점할 때 쓰는 풀어쓰는 그 색연필 컬러처럼도 보입니다. 색연필은 무르지 않고 단단한데 색칠은 잘됩니다. 종이에 따라 살짝 달라 보이는 것도 같습니다. 검은 도화지에서는 묻히지 않아 인상적입니다.
![]() |
| 종이 종류에 따라 다르게 표현되는 립스틱 레드(Lipstick Red)의 매력 |
글을 마치며: 보기만 해도 기분 좋은 나만의 '레드'
레드 립스틱 하나로 이렇게나 많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결국 이런 효과들이 존재하는 이유는 '내가 나를 챙기고 있다', '나를 위해 무언가 하고 있다'는 스스로의 다짐과 행동 때문인 것 같습니다. 작은 변화를 주는 행동 하나가 마음속에 힘을 불어넣어 주기 때문입니다.
저도 비싼 브랜드는 아니지만 레드 립스틱 몇 개를 가지고 있습니다. 꼭 바르지 않고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곤 합니다.
이 글을 읽은 당신에게도 바르기만 하면 자신감이 샘솟는 솟아나는 마법의 립스틱이 있으신가요? 어떤 컬러인지 몹시 궁금합니다. 오늘 하루는 입술에 생기를 더해, 그 어느 때보다 자신감 넘치고 기분 좋은 하루를 보내시길 바랍니다.
![]() |
| 립스틱 레드(Lipstick Red)의 연필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