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0색연필 27번째: 파스텔 그린 (Pastel Green) 색 이름의 뜻

몇 년 전, 다이어리에 그리는 이모티콘 정도의 그림을 그려보고 싶어서 없는 형편에 큰맘 먹고 구매한 520색 색연필 세트가 있습니다. 사실 저는 뭐든 끝을 잘 맺지 못하는 성격입니다. 진짜 너무너무 재밌게 보다가도 정작 '마지막 회'만 안 본 드라마가 열 손가락을 넘길 정도입니다.

스스로 생각해도 참 이상한 버릇이지만, 그래도 1개 빼고 519개라도 기록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저에겐 대단한 성공이 될 것 같아 이어가고 있습니다. 가지고 있는 색연필은 얇은 플라스틱 판 하나에 26개씩, 총 20개 판으로 구성된 520색 세트입니다. 드디어 오늘 2번째 판의 첫 번째 색연필인 '파스텔 그린(Pastel Green)'을 포스팅하는 날입니다.

색연필 이름에 대해 조사해 올리는 글이지만, 색연필 정보가 필요하신 분을 위해서 실물 사진 여러 컷과 4가지 종이 발색 테스트 사진도 같이 올렸습니다.

  • 오늘의 색상: 파스텔 그린 (Pastel Green)
  • 색연필에 새겨진 문자: 132, G73
  • 종이 4개 발색 테스트: 스타벅스 다이어리, A4 용지, 다이소 쇼핑 봉투, 검은 도화지
분홍색과 흰색이 섞인 거친 질감의 배경 위에 가로로 놓여 있는 브루트프너 (Brutfuner) 520 파스텔 그린 (Pastel Green) 컬러 색연필 사진. / A Brutfuner 520 colored pencil in "Pastel Green" placed horizontally on a textured pink and white background.
'파스텔 그린 (Pastel Green)' 색연필 한 자루

파스텔 그린이 마음에 주는 위로


'파스텔 그린'이라는 단어를 검색해 보니, 사람을 불안하게 하거나 흥분시키는 색이 아니라고 합니다. 색채 심리학과 뇌 과학적으로 사람의 마음을 치ㅇ유해주는 신기한 효과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심리적 안정, 뇌파 이완, 감정적 균형이라는 단어들이 같이 검색됐습니다.

색채 심리학에서는 거창한 인테리어를 하지 않아도 내 시선이 자주 머무는 작은 소품의 색상으로부터 큰 영향을 받는다고 합니다. 이를 '시각적 환경 자극' 효과라고 합니다. 주변 공간에 파스텔 그린 색상을 두고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우리 몸은 다음과 같은 3가지 뇌 과학적 메커니즘으로 안정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분홍색과 흰색이 섞인 거친 질감의 배경 위, 'PASTELl GREEN' 글자와 숫자 '132'이 각인된 브루트프너 (Brutfuner) 520 색연필 표면을 확대한 사진. / A close-up photo of the Brutfuner 520 colored pencil surface inscribed with "PASTELl GREEN" and the number "132", placed on a textured pink and white background.
132, 'PASTEL GREEN'

시각 세포의 휴식

파스텔 그린은 우리 눈의 시각 세포가 자극을 가장 적게 받는 중간 파장의 초록색이라고 합니다. 침대에 누워 자기 전에 파스텔 컬러의 소품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낮 동안 쌓인 눈의 피로가 물리적으로 사라지는 신기한 효과가 있습니다.

무의식적인 자연 연상

인간의 뇌는 수천 년 동안 자연 속에서 안전함을 느끼도록 진화해 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파스텔 그린을 보면 무의식적으로 자연의 평화로움을 떠올립니다. 저는 눈이 참 편안해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신호는 나도 모르게 심장박동이 차분해지고 근육의 긴장감이 풀리는 역할을 해준다고도 합니다.

몸과 마음의 휴식 모드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온몸이 잔뜩 긴장해서 잠도 잘 안 오고 머리가 복잡해집니다. 이럴 때 부드러운 파스텔 그린 색상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긴장으로 뻣뻣해졌던 몸이 서서히 '편안한 휴식 모드'로 바뀐다고 합니다. 덕분에 복잡했던 마음이 풀어지고, 밤에 잠을 자는 데도 도움을 받게 됩니다.

일상 속 파스텔 그린 힐링 소품들


색채 심리학에서는 방 안 전체를 거창하게 꾸미지 않아도, 내 시선이 자주 머무는 작은 소품의 색상으로부터 뇌가 큰 영향을 받는다고 합니다. 이를 '시각적 환경 자극(Visual Environmental Stimuli)' 효과라고 부릅니다. 굳이 비싼 물건이 아니어도 충분합니다.

독서등이나 무드등, 머그컵, 책 커버, 필통, 손풍기처럼 자주 쓰는 물건들을 파스텔 그린 컬러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일상에서 훌륭한 '미니 휴식'을 선물받을 수 있습니다. 

잠자리 곁에 둔 무드등은 수면 전 신경계를 진정시켜 숙면을 돕고, 책 커버나 필통은 공부를 하다가 눈이 피로할 때 시각적 스트레스를 즉각적으로 낮춰줍니다. 심지어 마음에 분노나 슬픔이 울컥하고 차오르는 순간에도, 곁에 있는 파스텔 그린 소품을 가만히 바라보는 것만으로 감정을 차분하게 잡아주는 브레이크 역할을 해줍니다.

흰 종이 위에 파스텔 그린 색연필로 네모, 동그라미, 팔각형 등 다양한 도형의 안을 정성스럽게 채워 색칠한 미술치료 드로잉 사진. / A photo of art therapy drawing with various shapes like squares, circles, and octagons neatly filled with a pastel green colored pencil on white paper.
직접 그려 색칠해 만든 네모와 동그라미들

내 방에 파스텔 그린 물건이 하나도 없다면?


이 놀라운 효과를 알고 나서 제 방을 둘러보며 파스텔 그린 물건을 찾아보았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제 방에는 파스텔 그린처럼 보이는 물건이 단 하나도 없지만 실망하지 않아도 됩니다! 비싼 소품을 새로 사지 않아도 똑같은 효과를 얻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주변에 있는 물건을 종이에 대고 도형(동그라미, 네모)을 그린 뒤, 가지고 있는 색연필로 색칠해서 만드는 것입니다.

이렇게 종이에 도형을 그리고 안을 색연필로 꼼꼼하게 채우는 것은 단순해 보이지만, 내 마음을 스스로 다스리고 집중력을 높이는 데도 효과가 있습니다.

1. 즉각적인 스트레스 완화 및 이완(안정 효과)
  • 단순 반복의 힘: 형태를 따라 그리고 안을 채우는 단순 반복적인 행동은 복잡한 생각을 멈추게 하는 일종의 '명상(Meditation)' 상태를 만듭니다.
  • 뇌파 안정: 잡념이 사라지면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낮아지고, 마음이 차분해지는 뇌파(알파파)가 활성화됩니다.

2. 통제감과 마음의 안전 기지 확보(도형의 심리)
  • 네모: 심리학적으로 '안정, 질서, 경계'를 의미합니다. 네모난 틀을 그리고 그 안을 채우는 것은 불안정한 내 마음속에 안전한 울타리를 치는 듯한 심리적 위안을 줍니다.
  • 동그라미: '완전함, 통합, 중심'을 상징합니다. 미술치료의 '만다라(Mandala)'처럼 원 안에 색을 채우는 행동은 분산된 에너지를 내면의 중심으로 모아주어 정신적 정돈을 돕습니다.
  • 경계 안의 안전함: 정해진 테두리 안을 색칠하는 행위는 스스로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는 만족감을 주어 우울감이나 무력감을 완화합니다.

3. 두뇌 자극 및 소근육 발달(신체·인지 효과)
  • 눈과 손의 협응: 물건이 움직이지 않게 고정하고 선을 그리는 과정에 집중하며, 손과 눈이 완벽하게 호흡을 맞추어 움직이는 '협응력'을 기르는 데 도움을 줍니다.
  • 인지 기능 유지: 손가락의 미세한 소근육을 계속 자극하기 때문에, 아동의 발달뿐만 아니라 성인 및 노인의 치매 예방과 인지 기능 유지에도 좋습니다.
분홍색과 흰색이 섞인 거친 질감의 배경 위, 은박으로 'G73 / 520 colors'가 새겨진 브루트프너 (Brutfuner) 520 색연필 끝부분을 확대한 사진. / A close-up photo of the Brutfuner 520 colored pencil end with "G73 / 520 colors" inscribed in silver foil, placed on a textured pink and white background.
반짝이는 은박 G73 / 520 colors

취항에 따라 골라 쓰는 '색깔 알약'


물론 파스텔 그린의 편안함은 독보적이지만, 마주한 기분에 따라 다른 색을 칠해보는 것도 시각적으로 다양한 이익을 줍니다. 꼭 여기에 적은 색상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어두운 검은색을 칠해도 좋습니다.
  • 연한 하늘색: 스트레스 호르몬을 줄여주고 마음을 탁 트이게 만드는 차분한  컬러입니다.
  • 베이지/아이보리: 어머니의 품처럼 따뜻한 안도감을 주는 컬러입니다.
  • 노란색: 우울함을 깨우는 '뇌의 스위치' 역할을 해줍니다.
  • 주황색: 마음에 생기를 더해주는 '감정의 비타민'이 되어줍니다.
  • 검은색: 외부의 자극으로부터 내 마음을 숨기고 보호해 주는 '방어막' 역할을 합니다.

파스텔 그린 (Pastel Green) 발색 이미지


다른 종이에 테스트를 해봤습니다. 굉장히 여리여리한 느낌이 들지 않으신가요? 검은 도화지에선 제일 잘 보이는 것이 연약한 느낌은 줄어들지만 역시 예쁘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다른 질감과 색상을 가진 4가지 종류의 종이 위에 브루트프너 (Brutfuner) 520 파스텔 그린 (Pastel Green) 컬러 색연필로 선과 별 모양 등을 그리며 발색 테스트를 한 사진. / A photo of a color swatch test using the Brutfuner 520 colored pencil in "Pastel Green" on four different types of paper, showing various lines and star shapes.
종이 종류에 따라 다르게 표현되는 파스텔 그린 (Pastel Green)

마치며


저에게 지금 다른 거창한 것은 없지만, 종이도 많고 든든한 520색 색연필 세트(그리고 다른 색연필들도 있습니다!)가 있습니다.

중간에 네모와 동그라미를 그리고 색칠을 해보았습니다. 아주 단순한 행동이지만, 들이는 노력에 비해 마음을 돌보는 효과만큼은 정말 좋은 행동 같습니다. 약간 귀찮지만 새로운 느낌이 들고 재밌기까지 합니다. 이 글을 읽으신 당신도 집에 있는 색연필(혹은 크레용)로 한 번쯤 가볍게 도전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다만 한 가지 단점을 찾았습니다. 열심히 칠하다 보니 '파스텔 그린' 색연필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는 점입니다ㅠㅠ 집에 있는 다른 48색 세트들을 열어봤지만 파스텔 그린은 없었습니다. 아껴야 하나요? 같은 브랜드가 아니더라도 낱개로 파는 파스텔 그린 컬러를 찾아봐야겠습니다.

분홍색과 흰색이 섞인 거친 질감의 배경 위, 옅은 갈색의 나무 단면과 뾰족한 연필심이 선명하게 보이는 브루트프너 (Brutfuner) 520 파스텔 그린 (Pastel Green)의 촉 부분을 확대한 사진. / A close-up photo of the Brutfuner 520 colored pencil tip in "Pastel Green" on a textured pink and white background, clearly showing the light brown wood grain and the sharpened pencil lead.
몽글몽글 파스텔 그린 (Pastel Gre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