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NY LIME(써니 라임) 햇살이 완성한 반전의 컬러, 라임은 노란색이다! (520 색연필 #7)

저의 520색 색연필 세트에서 이번에 소개해 드릴 색상은 바로 'SUNNY LIME(써니 라임)'입니다.

제 눈에 보이는 이 색은 기본적으로 노란색인데, 싱그러운 연둣빛이 느껴지고 형광색의 느낌도 있습니다. 이 예쁜 색연필 이름으로 포스팅을 하려고 검색을 했다가, 생각지도 못한 사실에 살짝 충격이었습니다.

"라임은 원래 초록색이 아니라, 잘 익으면 레몬처럼 노란색이 된다!"

라임은 당연히 초록색 과일 아닌가요? 제가 사놓은 라임즙도 초록색 통에 들어있고, 인터넷을 돌며 봤던 라임 이미지는 온통 초록색뿐이었습니다. 노란색 라임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노란색 라임이 존재한다니!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는 제가 별 호들갑을 다 떤다 싶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기후와 환경에 따라 노란색 라임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문득 제가 이번에 포스팅하는 색연필의 이름, 'SUNNY LIME'이 다시 보였습니다. 어쩌면 제조회사에서는 라임이 뜨거운 햇빛과 일교차를 겪으면서 노랗게 익어가는 그 과정을 생각하며 이 이름을 만든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520 색연필 분홍색과 흰색이 섞인 거친 질감의 배경 위에 가로로 놓여 있는 써니 라임 색상의 제품 전체 사진. / A full shot of the 520 colored pencil in sunny lime color placed horizontally on a textured pink and white background.
520 색연필 #7 써니 라임 색연필 전체

라임이 햇빛 속에서 익어가는 3단계 과정

라임은 토마토나 바나나처럼 따두면 알아서 익는 '후숙 과일'이 아닙니다. 반드시 나무에 매달려 있을 때 강한 햇볕을 받아야만 노란색으로 익는다고 합니다.

제대로 익으려면 하루 최소 6~8시간 이상의 강렬한 직사광선을 받아야 합니다. 만약 그늘진 곳에서 자라면 제대로 익지 못해 껍질이 얼룩덜룩 해지고 과즙도 거의 없어집니다. 이 과일에게 왜 'Sunny(햇살 가득한)'라는 단어를 붙였는지 이제야 알것 같습니다.


520 색연필 숫자 15과 은박 SUNNY LIME 문구가 새겨져 있는 몸통 클로즈업 사진. / A close-up of the 520 colored pencil body engraved with the number 15 and silver foil SUNNY LIME.
520 색연필 15 SUNNY LIME 각인

1단계: 초록색 (엽록소의 지배)

나무에 매달려 한창 자라는 미성숙 단계입니다. 껍질 속 '엽록소(Chlorophyll)라는 성분이 햇빛을 받아 광합성을 하며 부지런히 에너지를 만듭니다. 이 엽록소 때문에 우리 눈에는 짙은 초록색으로 보입니다. 이때는 맛도 혀가 마비될 정도로 강한 신맛이 납니다.


색연필 은박으로 Y41 520 colors 문구가 새겨져 있는 끝부분 클로즈업 사진. / A close-up of the 520 colored pencil body engraved with silver foil Y41 520 colors text.
520 색연필 Y41 /520 colors

2단계: 노란색으로의 변화 (서늘한 밤공기와 카로티노이드의 등장)

하루 6~8시간의 충분한 햇빛은 광합성을 통해 열매를 건강하게 키워내고, '서늘한 밤공기(일교차)'는 껍질을 초록색에서 노란색으로 마법처럼 변하게 만듭니다.

기온이 뚝 떨어지는 일교차가 있는 곳에서 자란 라임은 초록색을 띠던 엽록소가 비로소 파괴되어 사라지면 그동안 가려져 보이지 않던 '카로티노이드(Carotenoid)'라는 황색 색소가 겉으로 드러나게 됩니다. 즉 노란색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숨겨져 있던 노란색이 겉으로 드러나는 것입니다.

3단계: 기후가 완성한 두 가지 '써니 라임' (완전 성숙)

이처럼 라임은 자란 환경(기후)에 따라 전혀 다른 두 가지 라임으로 완성됩니다.

  • 초록색 라임: 밤에도 더운 열대 지방에서 자라 일교차를 겪지 못해 초록색 상태입니다. 그러나 완벽하게 익은 상태이며, 라임 특유의 강렬한 신맛과 알싸한 시트러스 향이 정점에 달해 있습니다. 우리가 마트에서 흔히 보는 싱싱한 라임이 바로 이것입니다.
  • 노란색 써니 라임: 따뜻한 햇살과 서늘한 밤공기를 번갈아 맞으며 자란 라임입니다. 노란색 껍질이 드러나면 신맛은 부드러워지고 즙과 단맛이 훨씬 많아져, 마치 레몬과 오렌지를 섞은 듯한 색다른 매력의 'Sunny Lime'이 완성됩니다. (라임은 후숙 과일이 아닙니다. 만약 초록색 라임을 샀는데 노랗게 변했다면, 그건 수분이 빠지며 '노화'된 것이니 상하기 전에 빨리 드셔야 합니다.)


520 색연필 분홍색 배경 위 써니 라임 색상 몸통과 옅은 갈색 연필심이 보이는 끝부분 클로즈업 사진. / A close-up of the 520 colored pencil featuring a sunny lime-colored body and a light brown tip on a pink background.
520 색연필 SUNNY LIME 연필심

그런데 왜 우리는 라임을 '초록색'으로 알고 있을까요?

그야말로 빛나는 'Sunny Lime'이 진짜 모습 중 하나인 것인데, 왜 그동안 라임색을 늘 쨍한 초록색으로 알고 있었을까요?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마트에서 보는 라임들이 주로 '밤에도 더운 열대 지방에서 자라 밤공기의 일교차를 겪지 못했기 때문'입니다.만 진열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라임은 완벽하게 익은 노란색이 되면 수분이 가득 차고 껍질이 말랑해져서 유통 과정 중에 쉽게 상처가 나고 상해버립니다. 그래서 수입 회사들은 라임의 맛과 향이 정점에 달해 있으면서도 껍질이 단단해 보관하기 좋은 '초록색 상태'일 때 수확하여 우리의 장바구니까지 들어오게 합니다.

여기에 레몬과의 시각적 구별성도 한몫했습니다. 디자인이나 마케팅 측면에서 '레몬=노란색', '라임=초록색'으로 규정해서 두 과일의 차별성을 극대화한 것입니다.

또한 색채 심리학에서 찡한 초록빛이야말로 신선함과 새콤함, 그리고 짜릿한 청량감을 가장 잘 전달하기 때문에, 대중 매체들은 우리 머릿속에 '라임색=청량한 초록'이라는 공식을 단단히 박아 넣은 것입니다.


노란색 레몬즙 병 옆에 있는 초록색 병에 담긴 퍼시픽 초이스 라임즙. / Pacific Choice Lime juice in a green bottle next to a yellow lemon juice bottle.
우리가 흔히 보는 초록색 라임즙과 노란색 레몬즙

포스팅을 마치며

단지 책상 위에만 진열되어 있던 색연필이 너무 아까워서 시작한 포스팅이었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잘 익은 라임은 노란색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레몬과 오렌지를 섞은 듯한 맛이라면 얼마나 맛있을까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상태에서는 조금만 부딪혀도 쉽게 멍이 들고 썩어버려서 멀리 유통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결국 라임 농장이 있는 주변의 주민들이나 근처의 레스토랑에서 맛볼 수 있는 '산지의 특권'인 것입니다. 'SUNNY LIME'이라니 그야말로 찰떡같은 이름입니다.


520 색연필 네 가지 종류의 종이 위에 써니 라임 색상으로 선과 별 모양을 그려 테스트한 발색 사진. / A color swatch test of the 520 colored pencil in sunny lime color showing lines and star shapes on four different types of paper.
520 색연필 종이 재질별 써니 라임 발색 비교